15명 젊은이, 콜로세움 십자가의 길 묵상 기도 준비


성 금요일 밤 로마 콜로세움에서 예정된 십자가의 길(Via Crucis)의 묵상 기도는 안드레아 몬다(Andrea Monda) 교수가 지도한 한 그룹의 젊은이들이 준비했다. 기도 책자는 정의의 의미, 십자가의 스캔들, 의지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탐구, 대화와 마주함의 탐구에 대한 젊은이들의 생각들을 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듣기를 원했고, 그들에게 성 금요일 밤 콜로세움에서 있을 십자가의 길 묵상 기도를 맡기자고 결정한 바 있다. 종교학 교수이자 언론인이며 작가인 안드레아 몬다 교수에게는 젊은이들을 선택하고 그들의 생각을 수집하는 임무가 맡겨졌다. 교황청 공보실 그렉 버크 대변인은 이러한 내용을 3월 8일 발표했다. 교황은 오는 10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가 젊은이들을 주제로 개최되고 올해가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두는 해인 만큼, 그리스도의 수난을 젊은 세대를 경유해 묵상하기를 원했다.

묵상을 준비한 이들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

십자가의 길 14처에 대한 묵상은 15명의 젊은이들이 준비했다. 두 명의 여학생은 함께 제2처인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 묵상을 선택했다. 5년 전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십자가의 길 묵상에 레바논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주길 원한 바 있다. 그들은 마론파의 안티오키아 총대주교(Patriarca di Antiochia dei maroniti) 베차라 부트로스 라이(Béchara Boutros Raï) 추기경의 지도 아래 중동 사람들의 불안과 기대를 표현했다. 한편 몬다 교수는 “각자의 개인적 신앙의 여정과는 관계없이” 십자가의 길을 상기시키는 복음서 구절들의 독서를 함께 나누기 위해, 다락방과 같은 자신의 작은 집에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그런 다음 각자 “자신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것”을 표현하게 했다. 몬다 교수는 “어떤 학생은 베로니카에 대해 말하는 대목에서, 어떤 학생은 시몬에 대한 대목에서 감동을 받았다”며 “각 처에 대한 표현은 간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민자들처럼 모든 것을 벗으셨다

젊은이들은 십자가의 길을 묵상함에 있어 그들 자신이 됐다. 몬다 교수는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저는 그들에게 자기 스스로가 되라고 했습니다. 신학적인 내용을 쓰려고 하지 말고, 또한 전 세계로 방송되고 교황님 앞에서 자신들의 묵상을 읽게 되는 상황에 얽매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2천년 전의 그 금요일의 예루살렘을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자) 14개의 묵상과 기도 안에는 다양한 감성과 뉘앙스가 묻어났다. 어떤 학생은 “예수의 단죄에 대한 불의의 의미, 이 신비의 스캔들과 불이해”를 강조했으며, 어떤 학생은 “정의와 인간 본질의 의미를 파괴하는 불합리가 아닌, 오직 믿음의 차원에서만 구원의 도구로 인식되는 십자가의 역설”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다음과 같은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있었다. 예수님께서 여러 차례에 걸쳐 넘어지심에서 일어나심에 대해, 죽음에 내맡기지 않는 그리스도의 힘의 표징처럼 항상 다시 일어서는, 부활에 대한 예고로 생각한 학생도 있었다. 옷 벗김을 당하시는 예수를 이민자들의 현실과 동일시하기도 했다. 오늘날 “많은 가난한 ‘그리스도들’이 모든 것으로부터 벗겨지지만, 자신들의 존엄성은 잃지 않습니다. (…) 왜냐하면 그 어떤 사람에게서도 존엄성을 없앨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십자가에서의 예수님 죽음에 관한 신비 안에서, 죽음은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이며, 제거하고 싶은 것”이라고 관찰하기도 했다.

젊은이들은 그들 삶의 여정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

몬다 교수가 선택한 젊은이들의 묵상에서 나타나는 메시지는,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삶의 여정에 (어른들이) 동행해주길 원하며, (어른들로부터) 판단이나 동정을 받지 않는 것이었다. “고난의 길(십자가의 길) 위에서 만난, 넘어지고, 고통받고, 버려지고, 혼자 남겨진, 그리스도께서 그들과 함께 하실 때, 의지할 곳 없이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 젊은이들은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십자가의 길 묵상 안에는 오늘날 젊은이들이 찾고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것은 바로 ‘대화’, ‘경청’, ‘마주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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