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사순 피정 두 번째 묵상 “하느님께 대한 목마름을 발견하고 해석하라”


하느님께 대한 목마름과 이를 인식하는 능력은 조세 톨렌치노 지 멘돈사(Josè Tolentino de Mendonça)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관료들을 위한 사순 피정에서 다룬 두 번째 묵상의 주제였다. “나는 목마르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묵상 강의에서 포르투갈의 신학자이자 시인인 톨렌치노 지 멘돈사 신부는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께 대한 갈망을 해석하는 한편, 목마름의 영성을 고양시키기 위해 이를 묵상하고 교육하는데 필요한 도구들과 마음을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멘돈사 신부는 “자신의 목마름을 느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적인 삶은 우리의 현실에 순응하지 못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의 목마름을 인식하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목마름과 무미건조함을 깨닫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멘돈사 신부는 이를 위한 첫 번째 실천으로 신앙을 너무 이념화(intellettualizzare)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경이적으로 추상화의 성(castello)을 지었습니다. 지난 세기의 신학은 계몽주의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논쟁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컨대 (지난 세기의 신학이) 낭만주의 등이 제기한 개인적·집단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 개인 주체의 출현이나 절망적인 삶(mal de vivre)의 출현에 대한 문제 등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는 실존적이고 인류학적이며 감정적인 확실성(credibilità)보다는 신앙 체험의 합리적 확실성에 더욱 관심을 둡니다. 우리는 감정보다는 이성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감정적 세계의 풍요로움을 우리 어깨 뒤로 내보냅니다.”

사실, 인간은 “많은 감정적·심리학적·영적 요소들로 섞인 존재”이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인식해야” 한다. 영적인 삶은 미리 만들어 진 것이 아니며, “모든 주체의 근본적인 탁월함/특이성(singolarità)과 관련돼” 있다. 목마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실제 존재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으며, 우리가 자주 착각하는 우리 자신의 허상에 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경험을 밝혀주는 것이며, 개념(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따라서 일상의 무기력을 흔들어 댈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목마르다는 점을 인식하는 데 있어 크나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물을 받기 위한 필요 요건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목마르다는 것을 인식하는 일이다.

목마름을 해석하십시오

우리 각자의 목마름을 인식한 후에는 우리 안에 있는 요구/필요(bisogno)를 해석해야 한다. 멘돈사 신부는 이 단계에서 사물의 소유로 위로를 받고 만족하는 단순한 필요성(necessità)과 열망/갈망(desiderio)을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요구/필요(bisogno)와 열망/갈망(desiderio)을 혼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열망/갈망은 결코 완전히 만족되지 않는 부족함(mancanza)(의 상태)이고, 긴장(tensione)이며, 늘 열려 있는 상처이고, 타인에 대한 끝없는 노출입니다. 열망/갈망은 우리를 초월한 큰 뜻이며, 필요성과 같이 결말이 있는 게 아니라 한계가 없습니다. 필요성(necessità)은 주체의 우연적 결핍입니다. 갈망의 무한성은 무한성의 갈망입니다.”

아울러 멘돈사 신부는 “따라서 인간의 갈망은 동물들의 그것과 차별화된다”면서 인간 존재라는 의미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 인식에 의존한다고 느끼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열망은 전형적인 인간의 목마름과 갈망을 제거하면서, 이끌린 필요성의 강박적인 만족을 탐욕스럽게 이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배척을 받는다. 톨렌치노 신부는 실제로 자본주의 담론이 무한한 만족이라는 이름으로 율법과 윤리의 억압으로부터 갈망을 해방시켜준다고 약속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것이 확인되면 “쾌락, 열정, 즐거움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무절제한 소비주의로 소진되며”, 열망/갈망의 고통과 목마름의 절멸(이라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되면 삶은 자신의 지평을 잃어버리게 된다.

하느님에 대한 목마름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멘돈사 신부는 시편 42편을 통해 하느님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하기 위한 탐구로 초점을 맞췄다. 이어 사랑으로 세상을 묵상하면, “모든 피조물이 이러한 열정적인 열망/갈망을 가로 질러 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했다.

“샘물로 달려 가십시오. 샘물에 헐떡이십시오. 그러나 되는 대로 달려가지 마십시오. 보통의 동물들이 달려가는 것처럼 달려가지 마십시오. 암사슴처럼 달려가십시오. (…) 늦지 마십시오. (…) 암사슴은 매우 빠릅니다.”

아울러 멘돈사 신부는 시스템보다 목마름의 영성에 가치를 두라고 권고했다.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계획되고, 확립되고, 보장되는 법적인 조치보다, 열망/갈망을 재발견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열망/갈망의 여정과 그 개방성에 대한 재발견 말입니다. 열망/갈망에 대한 체험은 재산의 소유권이나 소유의 형태가 아닙니다. 그것은 실제로 구걸(mendicità)의 조건입니다. 신앙인은 자비를 구걸하는 사람입니다.”

끝으로 멘돈사 신부는 특별히 사목자들에게 자신들의 취약성과 화해하라고 촉구하면서 참석자 모두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를 상기시켰다. “최악의 유혹 가운데 하나는 (타인의 도움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자만의 맥락에서) 자기만족(autosufficienza)과 자기확신(autoreferenzialità)입니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취약성을 포용하는 것은 열망/갈망의 인식에 이르는 일이다. 예수를 만지려고 다가간 나병 환자(마태 8,3), 열병을 앓고 침대에 누워있던 베드로의 장모(마태 8,15), 12년 동안 하혈하며 고통받던 여인(마태 9,20), 그리고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소리쳤던 사람(마태 8,27)처럼 말이다.

 








All the contents on this site are copyrigh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