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제51차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우리는 본질적인 경험과 하느님의 은총을 공유합니다”


제51차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의 (마지막 날) 제2저녁기도 모임 주제는 이것이었다. “주님, 당신의 손은 강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을 통해 이번 기도가 세례성사의 덕목 안에서의 교회일치적 기도이자 찬양의 기도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다른 전통을 지닌 그리스도인의 세례를 인정한다면, 그들 역시 주님의 용서와 그들 안에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은총을 받는 것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찬미의 진정한 표현인 그들의 예배를 수용합시다. 여러분과 함께 기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목소리를 더욱 일치시켜 함께 기도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또한 다름이 서로를 떼어 놓을 지라도, 우리는 구원 받은 백성에 속한다는 점, 한 아버지가 사랑한 형제 자매, 곧 가족에 속한다는 점을 재인식합니다.”

모세의 역사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역사

교황은 저녁기도 중에 낭독된 탈출기에 따른 모세의 이야기를 되돌아 보면서, 성 아우구스티노의 해설을 활용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았던 홍해를, 십자가 처형을 당하신 그리스도의 피에 대한 예언적 표징이자 구원의 근원으로 해석합니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세례성사의 물을 통과했습니다. 성사의 은총은 우리 원수들과 죄와 죽음을 파괴했습니다.”

이러한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이스라엘 백성이 불렀던 노래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에게 구원이 되어 주셨다”(탈출 15,2)의 개인적 체험은 훗날 “모든 하느님 백성의 구원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이에 대해 교황은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홍해 기슭에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은총을 받으며, 같은 찬미를 선포하는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성 바오로, 은총과 친교의 경험

교황은 계속해서 강론을 이어가면서, 바오로 성인이 하느님 은총과 형제들과의 친교에 대한 “강력한 체험”을 했다고 말했다.

“하느님의 은총은 또한 바오로 성인이 처음에는 다마스쿠스에서, 다음에는 예루살렘에서 경험한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친교를 즉각적으로 찾도록 해주었습니다(사도 9,19.26-27 참조). 이것이 바로 신자로서의 우리의 경험입니다. 우리가 영적 삶으로 성장하면서, 은총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우리에게 도달하고, 다른 사람들과 은총을 나눠야 한다는 것을 점점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교황은 이것이 여러 그리스도교의 신앙 고백에서 체험된 내용에 관한 것이라며, “지난 세기 동안 우리는 우리가 홍해 기슭에 함께 있었다는 것을 마침내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례성사의 은총에서 사막의 여행으로

교황은 모세의 이야기와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를 병행하면서, 선택된 백성과 그리스도인들의 공통 경험을 도출했다.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도 길을 걷는 도중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희망과 기쁨을 마르게 하는 수많은 영적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또한 이 길 위에는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심각한 위험도 존재합니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형제들이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박해를 당하는지요! 그들의 피가 흘러 내릴 때, 비록 그들이 다른 신앙 고백 (전통)에 속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세례성사의 은총이라는 유대감으로 연결된 믿음의 증인들이며 순교자들입니다. 또한 다른 종교 전통의 벗들과 함께 그리스도인들은 오늘날 인간 존엄성을 약화시키는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루신 사업의 기억을 지키자

아울러 교황은 전쟁, 가난, 인신매매, 불평등, 현대 노예제 등이 “인간의 존엄성을 약화시키려는 도전”이라며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탈출기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그들 안에서 성취하신 일을 기억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 기억을 되살려서, 우리는 예수님과 그분 복음의 감미로운 힘과 용기와 희망으로 무장하여, 모든 도전에 맞서면서 서로를 도울 수 있습니다.”

교황은 함께 하는 여정을 계속하길 희망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삶과 우리 공동체 안에서 이뤄주신 일에 대해 함께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충실한 사랑 안에서, 당신 백성들을 구원하시고, 동행하시며, 계속 함께 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제 하느님께 우리와 이 세상이 필요한 것을 청원합시다.”

공동 축복

교황은 저녁기도를 마치면서 루터 교회 목사 한 명을 제단 위로 초대해 자신과 함께 참석자들에게 강복하자고 요청했다.

(교황은 축복에 앞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형제인 로마의 루터교 목사님은 10년 동안의 로마 생활을 마무리하시고, 이제 다른 일을 찾아 함부르크로 떠나시게 됩니다. 이에 저는 저와 함께 우리 모두에게 축복을 주시라고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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