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미얀마 사도적 순방,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 환영사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1월 28일 화요일 미얀마 사도적 순방의 첫날에 미얀마의 수도로 이동해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 겸 노벨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을 만났다. 교황과의 비공개 만남 이후,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은 미얀마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공식 환영사를 했다. 이곳은 교황이 정부 관계자들과 시민사회 대표들, 외교 관계자들을 만난 곳이다.

아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환영하는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의 환영사 전문.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그리고 귀빈 여러분,

저는 오늘, 평화가 가지는 힘과 그 가능성, 그리고 자애심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이 만남의 자리에서 여러분을 환영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교황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Grazie per essere arrivato qui da noi.” (이곳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황님, 당신께서 우리의 가장 큰 염원인 평화와, 국가적 화해, 사회적 화합을 이해해주심에 저희는 큰 힘과 희망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독립한 후 만든 국가(國歌)는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자유로부터 절대로 돌아서지 말라.” 이 문장은 진정한 자유란 정의 없이는 성취될 수 없다는, 우리 국가를 세운 선조들의 신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들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우리 국민들이 자신의 큰 잠재력을 깨달을 수 있도록 이 낱말들이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들의 마음을 두드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법에 기초한 나라, 이 땅의 모든 이가 정의와 자유와 안전을 보장받는 나라를 건설해 가는 것이 우리의 계속되는 책무입니다. 따라서, 구약의 예언자들이 정의를 모든 진실과 항구한 평화의 기초로 보았다는 교황님의 말씀은, 저희 마음에 울림을 줬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평화를 추구함에 있어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영감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줬습니다.

교황님, 현재 미얀마는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문제들은 견뎌낼 힘과 인내,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나라는 엄청난 국가적 잠재력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언어와 다양한 종교로 엮인 화려한 태피스트리와 같습니다. 우리 정부의 목표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관용을 발전시키며, 안전을 보장함으로써 우리가 가진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증진시키고, 우리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사안은 평화를 이룩하는 것으로, 이전의 정부에서부터 시작된 국가 휴전 협정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 늘 평탄한 것은 아니지만, 평화야말로 우리 국민들이 염원하고 있는 피신처이자 자부심이며, 기쁨이 될 정의롭고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환경친화적 개발을 통해 평화를 이룩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나라의 미래인 젊은이들은 아마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마주한 수많은 어려움 가운데 세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라카인주의 상황입니다. 이 사안은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문제로, 긴 시간 동안 라카인주의 각기 다른 공동체들은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 서로의 신뢰와 이해, 화합, 협력을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랐던 우리 국민들과 다른 좋은 사람들의 지원은 값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소중했습니다. 교황님, 당신의 연민과 격려가 저희에게 너무나 소중한 선물이 됩니다. 그리고 저희는 당신이 2017년 1월 1일 제50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몸소 산상 설교에서 이러한 평화 건설의 전략 ‘지침’을 주십니다. 행복 선언은(마태 5,3-10 참조) 우리가 행복하고 선하며 참된 이라고 묘사할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을 요약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온유한 사람들, 자비로운 사람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길 것입니다.

정치·종교 지도자들과 국제 기관의 수장들, 그리고 기업과 미디어 경영진들이 그들이 책임지는 각각의 상황 속에 행복선언을 접목시키는 것은 도전이 될 것입니다. 이는 평화주의자로 활동하면서 사회와 공동체, 기업을 만들어가는 도전입니다. 이는 바로 버림받은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환경을 해치지 않으며,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버림으로써 자비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교황님, 교황청과 미얀마의 외교수립 이후, 단 6개월 만에 이렇게 방문해주셔서 우리는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것이 단순히 끊어진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뿐 아니라, 오래 전 서로 연결된 그 끈을 다시 붙잡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아마 저의 세대라면 그 연결고리에 대한 애정과 감사함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저의 첫 번째 교육은 랑군에 위치한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는 교황님 당신으로부터 특별한 축복을 받은 것만큼이나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교황님께서 저에게 주신 축복은 당연히 우리 국민 모두와 나눌 것이며, 교황님의 축복으로 우리는 우리나라에 선과 기쁨을 퍼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님, 국가는 시대에 따른 책임을 집니다. 과거로부터 전해오는 역사의 흔적들을 견뎌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변화를 만들어갈 기회를 얻었고, 정직함과 겸손함으로 우리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땅이 미래에도 관심과 존중 속에서 보호를 받아, 건강하고 아름다운 땅으로 보존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미래에는 국민들의 일치로 평화를 이루고,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그들의 역량만큼 성장하고 번성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국민들이 연민과 너그러움을 갖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언제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를, 또 그들이 실무적으로도 뛰어나고, 정신적으로도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교황님,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당신 교회의 자녀들은 미얀마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자녀들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와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그들에게도, 교황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우리는 평화와 사랑과 기쁨의 힘을 믿고 용감하게 걸어가겠습니다.

교황님,

“Continuiamo a camminare insieme con fiducia.” (계속해서 믿음 속에서 함께 걸어갑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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