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글라데시·미얀마 사도적 순방 일정 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2월 2일 토요일 오후 다카 공항에서 로마로 돌아왔다. 이로써 21번째 사도적 순방인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방문 일정이 마무리됐다.

방글라데시에서 항공기를 타고 로마로 돌아가는 교황을 환송하기 위해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다카 공항에서 공식적인 송별식이 거행됐다.

교황은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미얀마를, 그리고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이웃국가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미얀마 인구 약 5100만 명 가운데 약 90%가 불교이며, 가톨릭 신자는 1.2%에 불과하다. 방글라데시는 무슬림이 인구의 90%를 차지하고, 가톨릭 신자는 1% 미만이다.

이번 2개국 사도적 순방의 목적은 두 아시아 국가의 작은 가톨릭 공동체의 신앙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였다. 아울러 공동선을 위해 사람들 사이의 화해, 용서, 평화, 화합에 관한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다. 이는 2개국 사도적 순방의 로고와 주제에 잘 표현돼 있다. 교황의 미얀마 방문 주제는 “사랑과 평화”였으며, 방글라데시 방문 주제는 “화합과 평화”였다. 또한 교황은 교회일치적인 노력과 종교 간 협력을 통해, 국민들에게 예언자적이고 치유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을 권고했다.

두 국가에서 가톨릭 공동체들은 특별히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고 있었으며, 교황은 이를 칭찬하고 격려했다. 교황은 미얀마에서 두 번의 미사를 봉헌했고, 방글라데시에서 사제서품미사를 집전했으며, 여덟 번의 담화와 세 번의 강론을 했다.

미얀마

미얀마 방문 동안 교황은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라카인주 로힝야 무슬림들에게 행해진 잔혹행위에 대한 국제적 항의와 관련, 저명한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과 미얀마 대통령, 그리고 군총사령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교황은 시민권을 거부당한 ‘로힝야’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미얀마 정부의 요청을 존중했다.

교황은 네피도에서 미얀마 정부 당국자들, 시민사회 지도자들, 외교 관계자들과 만나 미얀마의 "평화 구축과 국민 화해의 고된 과정”을 격려하면서, (평화 구축과 국민 화해는) "인간 권리에 대한 존중과 정의에 대한 헌신”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수행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양곤에서 교황은 불교 지도자들과 지역 주교들을 만났다. 아울러 야외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일반 가톨릭 신자들도 만났다.

교황은 미얀마의 다양한 종교 공동체 지도자들과의 예기치 않은 만남에서, 획일화가 아니라,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를 통해 국가의 재건에 함께 힘쓰자고 촉구했다.

교황은 또한 미얀마 주교들과의 만남을 통해, 갈등의 상처를 입은 양 떼들과 함께 하면서 치유와 동행, 그리고 예언의 임무를 수행하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강력한 권한을 가진 불교 승가회 지도부와의 만남에서, 갈등과 빈곤과 억압으로 상처 받은 모든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연민과 사랑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의 마지막 일정은 양곤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미사였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기도와 연대 뿐 아니라 인권, 정의, 사랑, 평화에 대한 열정을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고통 받는 모든 형제 자매들에게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촉구했다.

방글라데시

교황은 11월 30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도착한 후 정부 당국자들, 외교 관계자들, 시민사회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어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 무슬림들을 받아들인 방글라데시의 관용과 연대에 감사를 표했다. 또한, 교황은 국제사회로 하여금 로힝야족이 겪고 있는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방글라데시가 처한 어려움에 도움의 손길을 보낼 것을 호소했다.

또한 교황은 타인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하느님의 이름을 불러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12월 1일 금요일 방글라데시 방문 중 유일한 미사였던 야외 미사를 통해 16명의 사제서품식을 거행했다. 교황은 그들에게 스승이요, 사제이며, 목자이신 그리스도께 봉사하라는 부르심을 상기시키면서,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를 건설하는데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로힝야족

이번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사도적 순방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12월 1일 금요일 저녁,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의 쉼터를 찾은 미얀마 출신의 로힝야족 난민 16명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교황은 종교화합과 교회 일치를 위한 만남의 자리를 마치면서, 로힝야족 남성 12명, 여성 2명, 소녀 2명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그들의 공포와 고통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했다. 교황은 “오늘날 하느님의 현존은 ‘로힝야’라고 불린다”며, 이들이 받은 모든 상처와 겪어야 했던 무관심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그들의 권리가 인정되기를 촉구했다.

아울러 교황은 방글라데시 순방 중 마지막 날인 12월 2일 토요일, 마더 데레사 수녀회가 운영하는 고아·미혼모·극빈 노인의 집에 방문했다. 교황은 그곳의 수녀들과 신부들에게 방글라데시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종교 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교황은 성직자들, 수도자들, 신학생들을 만났다.

교황의 마지막 일정은 방글라데시 젊은이들과의 만남이었다. 그들 가운데 무슬림들과 타 종교 신자들도 있었다. 교황은 다카의 노트르담 대학에서 젊은이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행복의 거짓된 약속을 거부하고,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 화합의 환경을 조성하고, 타인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은 노인을 대하는 방글라데시의 공경심을 칭찬하면서,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이 무관심한 가운데, 온종일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내지 말고 그들의 부모님과 조부모님과 함께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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