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톰 우준날리 신부, 납치 18개월 만에 구출


예멘에서 18개월 간 구금생활을 한 끝에 지난 9월 12일 풀려난 인도 출신 사제는 납치범들이 자신에게 어떠한 물리적 폭력이나 위해를 가하지 않았으며, 비디오 영상에서 보여진 폭력은 조작된 것으로, 당국의 빠른 대응이나 몸값을 얻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16일 로마 살레시오회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타난 살레시오회 소속 톰 우준날리 신부는 감금생활로 30 킬로그램이 빠진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강한 정신력과 명료한 생각을 보였다. 59세 노사제인 그는 이탈리아어 통역을 통해 영어로 말했다.

 

기본 요구를 들어준 납치범들

당뇨병 환자인 우준날리 신부는 납치범들이 자신을 돌보기 위해 기본적인 요구를 들어줬으며, 인슐린과 알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면을 잘 취했으며, 결코 울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를 감금한 장소가 자주 옮겨졌기 때문에 정확히 어디에 머물러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납치범들이 우준날리 신부의 얼굴을 가리고 신분을 감췄기 때문이다.

인도 살레시오회 방갈로르 관구 소속 우준날리 신부는 지난해 3월 4일, 예멘의 남쪽 항구에 위치한 아덴 지역 사랑의 선교수녀회 요양시설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네 명의 무장괴한에 의해 납치된 바 있다. 당시 무장괴한들은 시설에 난입해 4명의 선교사를 포함해 16명을 살해한 뒤, 시설에서 4년 이상 소임을 맡아오던 원목사제 우준날리 신부를 납치했다.

 

극도로 친절하셨던 하느님

우준날리 신부는 사랑의 선교수녀회 요양시설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날 전능하신 하느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분께서는 저를 건강한 상태로 구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명료한 정신과 감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매우 친절하셨습니다. 아무도 제게 총을 겨누지 않았습니다.” 요양시설에서 고령자가 숨졌을 때, 우준날리 신부는 자신을 인도인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그는 “다른 사람들이 죽임을 당할 동안” 다른 방으로 옮겨졌다.

깔끔하게 면도하고 이발한 우준날리 신부의 모습은 그가 풀려난 후 오만의 국영 통신사가 비디오 영상과 사진에서 보여준 흰 머리와 수염을 기른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우준날리 신부는 로마에서 살레시오 공동체와 함께 머무르기 전까지 처음엔 차량으로 예멘에서 오만까지 이동했으며, 이후 비행기를 타고 수도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몸값?

우준날리 신부는 납치범들의 목적이나 소속을 알지 못했다며, 아마도 몸값의 요구가 납치의 동기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살레시오회 총장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신부는 기자회견에서 납치범들이 몸값 지불에 대한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무도 우리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아무도 유로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와 관련해 어떤 것도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톰 신부는 이 사실을 몰랐을 것입니다.”

교황청이 성명을 통해 오만의 술탄에게 감사를 표했음에도 자세한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준날리 신부는 고국 인도에서 활동하는 오만 당국자들과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기도생활

우준날리 신부는 구금생활 동안 미사를 봉헌할 수 없었지만 기억력에 의존해 미사 경문을 암송하며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바쳤다. 여기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주교들, 살레시오회 공동체들, 가족과 친지들, 친구들, 그리고 자신을 납치한 이들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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