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니콜라오 유해, 1000년 만에 서방에서 동방으로 순례


약 1000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정교회에서 가장 존경 받는 인물인 성 니콜라오의 뼈 조각이 이탈리아 가톨릭교회에서 러시아 정교회로 옮겨짐에 따라 엄청난 규모의 정교회 신자들이 성 니콜라오의 유해(遺骸)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사적인 움직임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간 만남에 따라 이뤄졌다.

유리로 덮인 금속 궤에 모셔진 유해가 러시아 모스크바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러시아 순례자들은 줄을 지어 나와 공경하며 컨테이너에 입을 맞췄다.

성인의 유해는 모스크바에서 가장 거대한 구세주 그리스도 주교좌 성당으로 옮겨졌다. 이 성당은 무신론 소비에트 당국의 명으로 1931년 폭파됐다가 다시 재건된 바 있다.

성 니콜라오의 유해는 3000킬로미터나 떨어진 모스크바로 옮겨지기에 앞서 이탈리아 바리(Bari)에 위치한 성 니콜라오 바실리카 지하에 모셔져 있었다. 산타클로스라는 인물에 영감을 준 성 니콜라오의 뼈 조각들이 바리 성 니콜라오 바실리카에서 바깥으로 나온 것은 10세기 만에 처음이다.

 

교회가 종을 울리다

모스크바 성당들은 성인의 유해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주일에 종을 울렸다. 이번에 유해가 옮겨진 건 지난해 로마 가톨릭교회와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들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의 역사적 만남 이후 공동성명에 따른 것이다.

4세기에 활동한 성 니콜라오는 러시아 정교회에서 가장 존경 받는 인물 중 하나로, 지금의 터키 지역 뎀레(Demre)에 해당하는 미라(Myra)의 주교였다. 성 니콜라오가 선종하자 이탈리아 상인들이 성인의 유해를 오늘날 터키 지역인 미라에서 이탈리아로 가져왔다.

이 성유해는 모스크바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6월 중순까지 머물렀다가 러시아 제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오는 7월 12일 이탈리아 바리로 되돌아온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엄청난 규모의 정교회 신자들의 방문을 예상하고 있으며, 모스크바 총대주교는 이를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교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행사를 환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07년 이탈리아 바리에 있는 성 니콜라오의 유해를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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