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의 알현에 참석한 순례객들에게 가르침을 통해 카나의 혼인잔치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것이로, 우리 모두가 잔치에 초대되었다고 전하며 성모님 말씀처럼 무엇이든 예수님께서 시키는 것을 따를 것을 권고했다. 

교황은 예수님께서 첫 번째로 기적을 행하신 카나의 혼인잔치(요한 2.1-11)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물독은 이스라엘 인들이 정결례에서 사용하였던 것으로 모세의 시나이 계약에서 새로운 사랑의 계약으로 초대하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수님의 이러한 기적은 자신을 드러내시기 위함이 아닌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시기 위한 것이기에 요한 복음사가는 표징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이는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을 알리는 입구와 같은 것으로 당신의 신비를 드러내심과 동시에 제자들의 마음에 믿음을 주셨다고 하였다.

이하 교황의 가르침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가르침을 시작하기 전에 여기 끝에 계신 한 쌍의 부부에게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결혼 50주년을 맞으신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가족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두 분은 나중에 인사를 나누게 될 신혼 부부들에게 좋은 모범입니다. 젊은이들은 이 모습을 배워야 합니다. 아름다운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비와 관련된 몇가지 비유를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번째 기적을 이야기해 봅시다. 요한 복음사가는 이를 ‘표징’이라 불렀습니다. 예수님께서 멋진 모습을 드러내시기 위해서가 아닌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시기 위하여 행하셨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표징은 요한의 복음서(2장 1-11절)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나옵니다. ‘입구’가 되는 시작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신비를 드러내고 제자들의 마음이 믿음을 향해 열리도록 해주는 말씀과 표현이 나옵니다. 몇가지를 봅시다.

도입부에서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그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으셨다.’(2절)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예수님을 따르도록 부름을 받은 이들은 이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며 하나의 가족이 되어서 함께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습니다.  예수님은 공생활을 카나의 혼인잔치로서 시작하시며 예언자들이 이미 선포하였듯이 하느님 백성의 신랑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그분과 일치하는 우리들과의 관계의 깊이를 드러내셨습니다. 새로운 사랑의 계약입니다. 우리 신앙의 근원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예수님과 우리를 연결시키는 자비의 행위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처럼 이 사랑에 대해 응답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은 서로 만나고, 서로를 찾고, 서로를 발견해내고, 서로 기뻐하고, 서로 사랑합니다. 아가서의 두 연인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관계의 결과물로 다른 것들이 이루어집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사랑이 흘러나오는 그분의 가족입니다. 이 사랑을 교회는 보살피고 모두에게 주는 것입니다.    

계약의 내용을 성모님의 시선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포도주가 없구나’(3절) 예언자들이 하느님의 잔치의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였던 포도주가 없다면 어떻게 혼인을 축하하고 잔치를 할 수 있겠습니까?(아모스9.13-17, 요나2.24-24, 이사야25.6 참조) 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하지만 포도주는 잔치의 풍요로움과 축제의 기쁨을 표현합니다. 포도주가 부족한 혼인 잔치가 있습니다. 새신랑신부에게는 창피스러운 순간이며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고, 면목이 없어질 것입니다. 잔치를 차를 마시며 마치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부끄러운 일입니다. 포도주는 잔치에 필요합니다.  포도주로 변한 물을 담았던 물독은 ‘유다인의 정결례에 쓰는’(6절) 물독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감동적인 표징을 보여주십니다. 모세의 율법을 기쁨을 주는 복음으로 변화시키십니다. 요한 복음의 다른 부분에서도 이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1.17)

마리아가 일꾼들에게 한 말은 카나 혼인잔치의 정점이 됩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5절) 흥미로운 것은 이것이 복음서에 기록된 성모님께서 직접하신 마지막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유산으로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습니다. 오늘날에도 성모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이것이 우리에게 전해진 유산입니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이 표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체결한 계약에 대한 답으로 사용된 믿음의 방법을 상기시킵니다. 

‘주님께서 이르신 모든 것을 우리가 실천하겠습니다.’(탈출19.8) 카나의 일꾼들도 말씀에 따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7-8절) 이 혼인에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는 새로운 소명을 신뢰함으로써  주님의 종들 즉 모든 교회와의 새로운 계약이 시작됩니다. 주님을 섬기는 것은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실천에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어머님께서 주시는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권고이며 그리스도인의 삶의 여정입니다. 우리 각자에게 물독을 나른다는 행위는 자신의 삶에서의 효율성을 체험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신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방장과 함께 물이 포도주로 변한 것을 확인한 것처럼 우리들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10절) 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구원을 위해 좋은 포도주를 남겨두십니다.  당신 늑방에서 계속 흘러나오듯 말입니다.

이야기의 결론은 마치 판결문 같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11절) 카나의 혼인잔치는 단순히 예수님의 첫번째 기적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물상자 같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에 대한 비밀과 최후에 심판에 대해 드러내지 않으십니다. 기다리던 신랑은 혼인의 시작을 알리고 빠스카 신비를 완성합니다. 이 혼인잔치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과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으십니다. 카나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족이 되고, 카나에서 교회의 믿음이 태어납니다. 이 혼인은 포도주가 영원히 부족하지 않기에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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