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없어서는 안될 무엇인가를 충만함으로 내어 놓는 것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요 삼종기도에서 복음말씀을 통해 나눔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양이 아닌 충만함이라는 것을 언급하고 이웃의 필요 앞에서 우리는 단지 남는 것만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될 무엇인가를 내어 놓도록, 아끼지 않고 곧바로 주도록 부름을 받는다고 말을 이었다.

최근에 일어난 교황청 기밀문서 유출사건과 관련하여서는 ‘범죄’라고 규정짓고 ‘도움도 되지 않고 비난받을 행위’라고 언급하였다. 동시에 이 ‘슬픈 사건’이 개혁의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고, 교황과 그의 협력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개혁은 계속 추진 될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이탈리아의 ‘감사의 날’을 기억하고 도미니코회 800주년에 대한 축하인사로 삼종기도를 마무리 지었다.

 

아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5년 11월 8일 삼종기도 말씀 전문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아름다운 햇살과 함께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주일 복음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라면,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고, 다른 부분은 그리스도인의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첫 번째 부분으로 시작합시다. 첫 번째 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을, 그들의 삶의 방식에서 드러나는 3 가지 결점, 곧 교만과 탐욕, 그리고 위선을 나무라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겉모습 아래에 거짓과 불의가 숨겨져 있습니다. 반면, 그들은 대중 앞에서 으시대며, 자신들의 권위를, 예수님의 표현에 따르면,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기 위해 사용하였습니다. 과부들은 고아와 외국인들과 함께, 가장 무방비 상태이며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로 여겨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율법 학자들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태도들을 취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도와 정의가 분리될 때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도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면서 동시에 가난한 이들에게 해를 입힐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하느님을 사랑하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그분 앞에 자신의 헛된 영광과 이익을 대립시킬 때입니다.

바로 이러한 맥락 안에, 오늘 복음의 두 번째 부분이 놓여 있습니다. 이 장면은 예루살렘 성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바로 사람들이 동전을 헌금으로 넣는 장소였습니다. 많은 동전을 쏟아 넣는 부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한 가난한 과부가 동전 두 닢을 넣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주의깊게 그 여인을 관찰하시며 그 장면 안의 극명히 대비되는 상황으로 당신 제자들의 주의를 집중시키십니다.

곧, 부자들은 큰 허영심을 가지고, 자신들이 넘치게 가지고 있던 것을 봉헌했던 반면에, 과부는 조심스럽고 겸손하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살아가기 위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전부를 봉헌합니다. 바로 이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그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고 말씀하십니다. 과부는 자신의 절실한 가난을 핑계 삼아서, 오직 동전 한 닢만을 성전을 위해서 봉헌하고 나머지는 자신을 위해서 아껴 둘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하느님과 반씩 나누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내어 놓습니다. 그녀는 가난했지만, 하느님을 소유하면 모든 것을 갖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하느님께 온전히 사랑받고 있음을 느꼈고 자신도 하느님을 온전히 사랑하였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노년의 모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 판단의 기준은 양이 아니라, 충만함이라고… 양과 충만함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당신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공허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충만하지 않습니다. 이번 주일에는 바로 이 양과 충만함 사이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 보십시오. 지갑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어떤 심장 질환들이 있는데, 마음(심장)을 지갑으로 끌어내리는 그런 병입니다. 그리고 그런 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마음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은 그분을, 그분의 섭리를 믿는 것을 의미하며,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가장 가난한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에게 한 가지 일화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이 일은 저의 지난번 교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식탁에 세 아이와 엄마가 앉아 있었습니다. 아빠는 일터에 있었고, 그들은 밀라노식 커틀릿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 때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아이들(가장 어린 아이가 5살 그리고 6살, 가장 큰 아이가 7살이었습니다.) 가운데 한 명이 말했습니다. “엄마, 어떤 걸인이 먹을 걸 달라고 하는데요?” 훌륭한 그리스도인이었던 엄마가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니?” – “그에게 먹을 것을 주세요! 엄마” – “그래! 좋다!” 엄마는 포크와 칼을 들고 각자의 커틀릿의 반 씩을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아! 아니요, 엄마, 이런 식 말구요. 냉장고에서 꺼내다 주세요!” – “아니! 세 개의 빵을 이렇게 하자!” 그리고 아이들은 참된 애덕이란 우리에게 남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분명히 그들은 그날 저녁 조금 배가 고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했습니다.

이웃의 필요 앞에서, 우리는,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커틀릿의 반을 내어놓았듯이, 우리에게, 단지 남는 것만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될 무엇인가를 내어 놓도록 부름을 받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남는 시간이 아닌, 필요한 시간을 내어 주도록 부름을 받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어떤 재능을 우리의 개인적인, 또는 우리 집단의 목적을 위해서 사용하고 난 다음이 아니라, 아끼지 않고 곧바로 주도록 부름을 받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당혹스러움 가운데, 살아있는 복음의 교사로 들어높이고 소개하신 이 과부의 학교에 주님께서 우리를 받아주시기를 간청합시다.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치신 가난한 여인, 마리아의 전구를 통해, 주님께 가난하지만 기쁨과 무상의 관대함으로 부유한 마음의 선물을 청합시다. 

삼종기도 후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저는 여러분 중 많은 이들이 지난 며칠 동안, 몰래 유출되고 출판되었던 성청의 비밀 문서들에 관련된 소식들 때문에 혼란스러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가 여러분에게 무엇보다도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러한 문서들을 훔치는 것은 범죄라는 것입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비난받을 행동입니다. 제 자신이 그 연구를 하도록 지시했고, 그 문서들은 나와 나의 협력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이며, 몇 가지 사업들이 열매를 맺기 위해 이미 시작되었고 몇 가지는 이미 눈에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슬픈 사건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개혁의 과업에서 결코 저를 떼어 놓지 못하리라고 여러분에게 확신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개혁의 과업을 저는 저의 협력자들과 함께, 그리고 여러분 모두의 지지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교회의 지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세례 받은 모든 이들의 기도와 날마다 거룩함을 통해 새로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감사하고 여러분이 흔들리지 않고, 신뢰와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며, 교황과 교회를 위해서 계속 기도해주시기를 청합니다.

* * *

오늘 이탈리아에서는 “감사의 날”을 기념하는데, 올해는 “땅(지구)과 공동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념합니다. 저는 모든 이가 땅이라는 공동체의 값진 선에 대한 책임있는 관리자로서 행동하도록 호소하는 데에, 주교들과 함께 합니다. 이 땅의 열매는 모든 이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농사를 짓는 사회에 가까이 있고, 오늘과 다음의 모든 세대들 위한 양식을 생산할 수 있도록 그 비옥함을 지켜내는 방식으로 땅을 경작하도록 격려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로마에서는 교구 행사로 “창조된 것들을 보호하기 위한 날” 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땅(지구)를 위한 행진”으로 풍요롭습니다.

내일은 피렌체에서 제5회 전국 교회 모임이 이탈리아의 주교들과 모든 교구로부터 파견된 이들이 함께 한 가운데 시작될 것입니다. 이는 친교와 성찰의 중요한 기회로서, 저 역시, 프라토에서 짧은 여정을 가진 뒤, 다음 주 화요일에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게 될 것입니다.

애정을 가지고 로마 시민들과 순례객들인 여러분 모두에게 인사합니다. 특별히 파리 지역의 프랑스 학생들, 일본과 폴란드의 신자들에게, 그리고 또한 스칸디치 신자들에게 인사합니다. 어제 설립 800주년 기념을 시작한 설교자회 – 도미니코회 – 의 대표자들에게 인사합니다. 이번 기념 안에서 주님께서 여러분들에게 많이 강복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를 위해서 하는 모든 것들에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좋은 주일 되시고, 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다시 만납시다.

 








All the contents on this site are copyrigh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