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획일화로부터 구해주는 가족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 사목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9월 22일 산티아고 지역의 대성당에서 여러 가족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젊은 부부 한쌍이 세아이의 부모로서 희망을 이야기 하자 교황은 가족들이 인간성과 따듯함의 중심이라고 설명하면서 가족은 현대의 분열과 획일화라는 두가지 현상에서 우리를 구해준다고 언급하였다.

교황은 바티칸에서의 주간 일반 알현때마다 수많은 임신한 여성들이 자신들의 태아를 강복해달라고 청한다면서 그 자리에 참석하거나 방송을 통해 듣고 있는 “희망을 잉태한 “ 임신부와 태아를 위해 강복 해 주었다.

 

이하 강론 전문

우리는 가족입니다. 우리는 가족과 함께 있을때 집에 있음을 느낍니다. 쿠바의 가족 여러분이 저를 가족으로 맞아주신 덕에 저는 쿠바에서 집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만남은 제게 화룡점정의 순간입니다. 쿠바 방문의 대미를 가족들과의 만남으로 마치고자 하는 것은 손님을 맞이해 돌보고 집에 온 것처럼 느끼게 해 줄줄 아는 사람들이 일구어낸 열정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자 함 입니다.

 

디오니시오 가르시아 산티아고 교구 대주교님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이들 특히 가정을 '가족 교회'로 만드는 노력과 열망을 우리 모두와 나눠 준 용기있는 부부들에게 인사 전합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이 공적으로 처음 드러나셨던, 가족 축제인 가나의 혼인잔치를 이야기 합니다. 그곳에는 어머니이신 마리아와 제자들이 함께 가족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결혼은 일생의 중요한 순간입니다. 부모님, 조부모님들, 어르신들은 자신들이 심은 씨앗의 열매를 수확하는 날입니다. 자손들이 성장하고 가정을 이루는 모습은 진정한 기쁨입니다. 자신들이 싸워서 지켜온 것들이 가치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자식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지지하고 격려해줌으로서 스스로의 삶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자신의 가족을 꾸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부모들에게 큰 도전입니다. 동시에 젊은 부부들에게는 기쁨입니다. 함께 미래를 시작하며 희망속에 새로운 가정이 갖는 '맛'을 느낍니다. 결혼은 물려받은 과거의 유산과 우리를 기다리는 미래의 만남의 장 입니다. 기억과 희망이 공존합니다. 우리가 오늘날까지 이루어 온 모든 것들과 받아온 사랑에 감사할 기회를 줍니다.

예수님은 공생활을 결혼식에서 시작하십니다. 이 이야기는 경작과 추수, 꿈의 추구, 노력과 약속, 땅에 열매를 맺게 하는 고된 노동을 알려줍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삶을 한 가정의 품인 가족에서 시작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가정의 품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계속 함께 하십니다. 그분은 가정의 한 부분이십니다. 그분은 가족들 안으로 들어오길 좋아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식사 때 음식을 드시면서 어떻게 당신을 드러내셨는지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식사하셨고, 여러 집들을 방문하셔서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계획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분은 마리아와 마르타 같은 당신의 친구집도 방문하셨지만 미리 선택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 자케오같은 세리나 죄인이 있는 것을 상관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만이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제자들을 파견하셨을 때에도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루카 10,7)라고 하십니다.: 혼인과 가정방문, 식사와 '특별한' 삶의 시간들은 예수님께서 당신을 드러내보이시기 위해 선택한 시간들입니다.

제가 전에 있던 교구를 생각해봅니다. 교구민들은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를 마치고 식구들이 일자리에서 돌아오고 아이들은 숙제를 끝내고 난 뒤 함께하는 저녁 식사시간 뿐이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가족들 삶에 중요한 시간입니다. 하루에 있었던 사건들과 무슨 일들을 했는지 이야기하고 집안도 정리하면서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앞으로 맞이할 중요한 일들을 준비합니다. 아이들끼리 잠시 다투기도 합니다. 더 피곤해져서 돌아오기도 하고 식구끼리 말다툼을 하고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싸우는 것을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아주 드물지만 한번도 다툰적이 없는 결혼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저는 더 염려스럽습니다. 예수님은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가정으로 들어오셔서 우리의 일상과 함께 해주시는 살아계신 성령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가족 안에서 우애와 연대를 배우고 오만해지지 않는 것을 배웁니다. 어려움을 극복해가는데 서로가 필요함을 알게되면서 가족에게서 은총인 삶을 받고 감사함을 배웁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용서를 경험하고, 용서를 지속하도록 권유받고 우리가 변해갑니다. 집안 어떤 곳에서도 본색을 숨길 필요가 없다는게 흥미롭지 않습니까.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이며 서로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가족을 가족교회라 부릅니다. 가정의 따듯함이 모든 구석구석으로 신앙이 스며들게 하고 모든 곳을 비추며 공동체를 이루어냅니다. 가정에서의 경험이 확고한 사랑과 하느님께서 행하시는 사랑을 발견하는 배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많은 문화권에서 가족들의 공간과 소중한 시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조금씩 분열되고 고립되어 갑니다. 함께하는 시간을 피하고, 허락을 구하거나 용서를 청하는 것을 모르게 됩니다. 감사할줄도 모르게 됩니다. 집이 텅 비고 식구들이 없어지는 것은 관계가 사라지고 교류가 사라지고 부모와 형제와 조부모와 손주들간의 만남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얼마전 저와 같이 일하는 사람이 부인과 아이들은 휴가를 가고 자신은 일 때문에 혼자 남았다고 했습니다. 혼자가 된 첫째날 집안은 조용했고 '평화로웠고' 어질러진 것도 없었습니다.  셋째날 어떠냐고 물어보았더니 다들 얼른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부인과 아이들 없이 살 수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좋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가족 없이, 집안의 온기 없이 삶은 공허해 집니다. 우리를 역경에서 지탱해 줄 울타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울타리는 우리는 일상에서 양육하고 풍요로워지도록 투쟁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가족은 현대의 두가지 현상에서 우리를 구해줍니다. 분열과 획일화 입니다. 두가지 경우 모두 개개인을 고립시켜 쉽게 이용하고 조종하기 쉽게 만듭니다. 그렇기에 사회는 분열되고 망가지고 갈라서거나 획일화 되어버려 버립니다. 모두가 가족의 뿌리가 흔들린 결과입니다. 관계를 상실한다면 어떻게 사랍답게 만들어가고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쳐 주겠습니까. 엄마 아빠를 어떻게 말하는지는 잊을 수 있지만 우리 관계의 주춧돌인 이 이름들이 주는 관계는 어찌 잊겠습니까

가정은 인류의 학교이며 다른이들이 무엇이 필요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피는 마음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가 가족안에서 잘 살아갈 때 이기주의는 작아집니다. 모두 이기적인 마음이 있으니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가족이 없다면 다툴일도 유대감도 모두 없어질 것입니다.

오늘날 가족들이 짊어진 여러가지 어려움들에도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가족은 문제가 아닙니다. 가족은 기회입니다. 보살피고 보호하고 동행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갓 태어나 삶을 시작하셨을때는 자신만을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모두 미래를 이야기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어떤 사회를 무엇을 남겨주고 싶은지 말입니다. 가능한 대답은 스스로를 보라는 것입니다. 가족이 있는 세상을 남겨줍시다. 가족은 최고의 유산입니다. 완벽한 가족도 완벽한 남편도 완벽한 부모도 자식들도 시부모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내일의 해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도록 우리를 분발 시키시고, 사랑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관여합니다. 그렇기에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인 가족을 보살펴야 합니다. 자유의 진정한 공간이며 인류의 진정한 중심인 가족을 보살펴야 합니다. 저는 수요일마다 사람들와 통교하는 일반알현 때 정말 많은 여성들이 임신한 배를 보여주며 강복을 청하는 모습을 떠오릅니다. 이자리에서 한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모든 희망을 잉태하신 임산부들은 자신의 배에 손을 대십시오. 라디오나 방송을 통해 보고계신 분들도 그렇게 해 주십시오. 모든 태아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잘 자라며 모든 임산부들은 아이들을 잘 키우고 돌볼 수 있도록 강복을 드립니다.

성체성사를 언급하지 않고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기억하도록 한 순간이 식사였음을 아셨을 겁니다. 가족의 삶에서 주님의 현존을 확실히 느끼는 순간이 되도록 해 주셨습니다. 모두가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식사입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입니다. 멀고 광대한 이땅에서 함께 모여 그분의 말씀을 듣고, 먹습니다. 예수는 우리 가족의 생명의 빵입니다. 그분은 사랑으로 우리를 먹이시고 그분의 믿음으로 우리를 지탱시켜 주시며 그분의 희망으로 걸어가게 도와주십니다. 이 모두는 우리가 진정한 하늘의 음식을 모든 순간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몇일 뒤 세계 가족들의 모임에 참석합니다. 한달도 남지않은 주교님들의 시노드에서도 주제는 가족입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두 모임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모두에게 청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가족을 잘 돌보고 엠마누엘의 체험, 즉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들, 각자의 가족 안에 함께 계심을 계속 발견해 나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기도해 주실것을 믿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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