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어린이들에게, “첫 번째 선생님들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은 첫 번째 선생님들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결코 학교를 잊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그들이 여러분 문화의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 여러분은 뿌리 뽑히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뿌리가 있어야 꽃과 열매가 맺을 수 있게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게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오로 6세 홀 정원에서 교황청 문화평의회 소속 “이방인의 뜰(Cortile dei Gentili)”이 기획한 “어린이 기차(Treno dei bambini)” 행사 참가자 500여 명의 어린이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이탈리아 국영 철도(Ferrovie di Stato italiane)를 상징하는 빨간 모자와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번에 제6회를 맞은 “어린이 기차”는 밀라노 교외를 비롯해 갈라라테세(Gallaratese), 코르베토(Corvetto), 바로나(Barona), 비아 파도바(via Padova), 로마 프레네스티노(Prenestino)와 첸도첼레(Centocelle), 트룰로(Trullo) 지역 출신 초등학생들을 싣고 바티칸에 도착했다.

“저의 첫 번째 선생님 이름은 스텔라입니다”

올해의 주제는 어린이들이 꿈꾸는 그들 동네의 재개발인 “친근한 도시(Città amica)”다.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 안나 가레타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교황님의 선생님들은 어땠는지 기억하세요?”

“(저의 첫 번째 선생님은) 스텔라(Stella)라는 선생님이었습니다. 1학년과 3학년 때의 선생님이었습니다. 2학년과 4학년 때는 다른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분들은) 훌륭한 선생님이셨습니다. 우리에게 읽기와 쓰기를 가르쳐 주셨고, 아주 훌륭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학교를 마쳤을 때도 항상 그분을 기억했습니다. 첫 번째 선생님을 기억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삶의 첫걸음을 뗄 수 있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청년이었을 때나 사제였을 때도 그분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 후 제가 주교였을 때는 그분이 병환 중에 있었고, 저는 그분을 도와드렸습니다. 그분은 94세에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분을 항상 따랐습니다. 저는 그 기억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우리 동네에는 축구하기에 아주 좋은 광장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어린이) 클라라는 2018년 “어린이 기차”의 주제인 “친근한 도시”와 관련해 교황에게 그가 어린이였을 때 살던 동네가 어땠는지를 질문했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에 살았었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의 플로레스(Flores)라는 지역이었습니다.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였습니다.”

“(그곳은) 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높은 건물들은 없었습니다. 대신 모든 집들이 낮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높은 건물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높은 건물들은 나중에 생겼습니다. (...) 소박한 마을이었습니다. 집에서 30 미터 되는 곳에는 우리들이 축구를 하던 아주 아름다운 광장이 있었습니다.”

연날리기, 축구, 카니발 행진

그리고, (또 다른 어린이) 에이만이 (교황에게) 어렸을 때 좋아했던 놀이들에 대해 질문했다. 교황은 “연날리기를 많이 했는데, 누가 더 예쁜 연을 가지고, 누가 더 높이 올라가게 하는지 시합도 했다”고 대답했다. “(연날리기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축구도 아주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카니발 행진도 했습니다. 모두 변장을 했는데, 각자가 원하는 대로 다양하게 변장을 했습니다. 초콜릿을 사기 위해 길거리에서 노래도 하고, 또 집 초인종을 눌러 용돈을 얻으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무엇이든지 지혜, 마음, 손으로 하십시오

교황은 가톨릭 신자 어린이 뿐만 아니라, 이슬람교 신자 어린이, 불교 신자 어린이, 정교회 신자 어린이, 무신론자 어린이들의 다른 질문들도 받았다. 이어 “여러분의 질문들과 여러분이 만든 선물들은 놀라운 것들”이라며 “왜냐하면 무언가를 사서 가지고 온 게 아니라, 여러분이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것들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그것(선물)을 지혜로, 손으로, 또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지혜, 마음, 손. 이 세가지로 무언가를 했을 때, 그것은 심오하고 인간적인 것입니다.”

선생님들과 학교는 여러분 문화의 뿌리입니다

이어 교황은 자신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주었던 안나 가레타의 첫 번째 질문으로 되돌아갔다.

“여러분은 첫 번째 선생님들을 결코 잊지 말고, 첫 번째 학교를 결코 잊지 마십시오. 왜냐구요? 잘 들으십시오. 왜냐하면, 그것들은 여러분 문화의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뿌리가 뽑혔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뿌리가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뿌리 뽑히지 말아야합니다. 곧, 뿌리가 있어야합니다. 그러므로 학교나 선생님들을 기억하면 삶에서 항상 우리를 도와줄 것입니다. 꽃과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뿌리를 보존해야 합니다.”

‘프레챠로싸 1000’을 타고 밀라노에서 바티칸까지

이탈리아 철도(Trenitalia)의 ‘프레챠로싸 1000(Frecciarossa 1000)’은 갈라라테세, 코르베토, 바로나, 비아 파도바의 네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을 태우고 밀라노에서 출발해 오전 11시 바티칸에 도착했다. 그 지역은 외국인 가정 문제를 비롯해 사소한 범죄율의 증가와 수많은 도시 문제 등으로 사회적으로 복잡하고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또한 밀라노 출신이면서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인 잔프란코 라바시(Gianfranco Ravasi) 추기경과 함께 로마의 프레네스티노/첸토첼레, 트룰로의 마릴아나(Magliana) 지역 보르가타(Borgata)에 있는 두 학교 출신 어린이들이 그들을 환영하기 위해 동행했다.

그들이 원하는 동네와 관련된 모형, 그림, 물건들     

어린이들은 교황에게 자신들이 1년 동안 작업한 결과물들, 예컨대 자신들이 동네에서 원하는 녹색지대, 함께할 수 있는 공간, 스포츠 시설과 병원과 같은 모형, 포스터, 그림들을 가지고 왔다. 그 교육 과정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동네를 재발견하고, 삶의 질을 배우며 향상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개발하도록 유도했다.

“친근한 도시”는 이탈리아 국영 철도의 도움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수백명의 어린이들을 바티칸으로 데려오는 “어린이 기차”의 여섯 번째 행사다. 참고로, 지난 행사 때는 이민자 어린이들, 학교 중퇴의 위험에 처한 학생들, 감옥에 있는 이들의 자녀들, 지진 피해를 입은 중부 이탈리아 도시의 어린이들이 참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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