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소외된 사람들로부터 시작해, 생각하도록 교육하십시오”


가톨릭 일간지들은 “생각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며, 쉽게 소비되는 정보는 피해야 한다. 현실을 하나의 “풍자화”로 축소하지 않기 위해, 가장 낮은 이들에서 출발해 심화시키는 일에 봉사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0년 전 일간지 「아베니레(Avvenire, 미래)」의 출범을 원했던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을 떠올리면서, 가톨릭 일간지의 운영진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통해 오늘날 그리스도교 언론을 이끌어야 할 근본적인 궤도를 명시했다. 교황은 이날 노동자 성 요셉 축일을 계기로 (강력하고 비중 있는 어조로), 인간의 존엄성이 노동과 직결됨을 상기시키면서, 소통이 “진리, 공동선, 아름다움”으로 이끄는 성인의 목공소로 들어가라고 호소했다.

가난한 이들과 고통 받는 이들이 (여러분의 기자 노트를) 쓰게 해야 합니다

교황은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괄티에로 바세티(Gualtiero Bassetti) 추기경을 비롯해 사도궁 클레멘스홀에 모인 400여 명의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모든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아무도 제외시키지 말라고 요청했다.

“가난한 사람들, 가장 낮은 사람들, 고통 받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여러분의 기자 노트를 채워서는 안 됩니다. 이미 세상의 조명에 의해 드러난 현실을 전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대열에 합류하지 마십시오. 소외된 사람들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들이) 도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매스 미디어의 재구성, 과거에 집착하지 말 것

언론의 중심은 이미 매스 미디어 세상의 “도구 상자”에 속하는 새로운 기술 수단, 디지털 문화로 이동했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다시 그려진다. 그 맥락은 작업 혹은 일의 재구성을 가져왔고, 이탈리아 주교회의에 속하는 다른 매체들, 곧 아젠지아 시르(Agenzia Sir), TV 2000, 라디오 방송 인블루(Circuito radiofonico InBlu)와 조화를 이루기에 이르렀다.

“교황청 홍보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과 유사하게, 디지털 플랫폼에 따른 상호작용과 수렴은 시너지, 통합, 통일된 운영체계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에 대한 집착이 치명적인 유혹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가운데 교육의 과정과 쇄신을 요청합니다. 전통에 대한 권위 있는 봉사자들은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시대의 표징을 분별하고 새로운 여정의 길을 열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편집 방향: “진리를 찾는 것”

교황은 「아베니레(Avvenire)」 관계자들에게 선조들의 유산을 지킬 것을 요청했다. 편집 방향은 기쁜 소식(복음)을 자주 접하는 것에서 출발해 끊임없이 “겸손하게 진리를 찾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입장은 현실을 하나의 “풍자화”로 축소하는 것을 피하는 것과 같다.

“복자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경고하셨던 것처럼, 가톨릭 일간지들은 ‘자극적인 내용으로 고객을 끌어들여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듣는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어야 하며,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그들을 교육해야 합니다’(복자 바오로 6세 교황, 1971년 11월 27일 사회 홍보 수단 종사자들에게 하신 말씀). 가톨릭 언론인들은 (자신을) 숨막히게 하거나 구속하는 엄격함을 피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성령을 새장에’ 가두지 않고, ‘(성령께서) 영혼 안에서 숨쉬고,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도록’(복자 바오로 6세 교황, 1971년 11월 27일 사회 홍보 수단 종사자들에게 하신 말씀) 모색해야 합니다. 현실이 외형적인 것에 자리를 내주고, 저속한 것을 아름답다고 하며, 분쟁에 사회적 우정을 양도해서는 결코 안됩니다. 온갖 생명과 선의 싹을 틔우고 강화시켜야 합니다.”

쉽게 소비되는 정보를 피하고, 심화를 도와야 합니다

더 나아가 성찰의 역량을 뛰어넘는 정보의 신속함이라는 측면도 있다. 반면에 교황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쉽게 소비되는 정보를 피하고”, 만남을 장려하면서, “맥락을 재구성하고 원인을 설명하라고” 격려했다.

“교회처럼 우리도 피상적이고 성급한 문화의 영향과 충격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경험보다, 오히려 손에 닿을 정도로 직접적이고 금방 소비되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직접) 대면하고 심화하기보다는, 오히려 박수 받는 사목, 사고의 평준화(생각의 균등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널리 퍼진 의견들의 혼란에 노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교회의 사회 교리 가치를 전할 것

아울러 교황은 기자들이 발생하는 사건들을 심화시키고, 거기서 제기되는 질문을 고찰하기를 원했다. 성 요셉도 타인을 돌보는 일에 자발적인 사람이었다. 성 요셉의 태도는 “신앙을 개인적이고 내적인 영역으로 축소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책임을 지지 않고 혼란만 가져오는 윤리적 상대주의(relativismo morale)를 따르지 않는 교회”를 상기시킨다. “하느님 백성의 영성적이고 문화적인 (고유) 영역과 집단적인 기억 안에” 구현된 가치들에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고, “우리 신자들이 제일 먼저 해석자요 증인이 되면서, 사회∙정치∙경제적 세계 안에서 교회의 사회 교리의 방향과 정서를 전달하는 데에 기여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사람과 가정

아울러 성 요셉은, 이날 축일과 관련된 차원에서, “노동을 전달하고 삶을 성장시킬 줄 아는” 교육자다.

“사실 인간의 존엄성은 바로 노동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자본이나, 가시적인 것이나, 권력에 연결된 게 아니라, 노동에 직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노동은 그 사람의 역할이 무엇이든, 각각에게 ‘인격적인 행위(actus personae)’로 이해되는 기업가 정신(imprenditorialità)을 낳는 방식을 부여합니다. 여기서 사람과 그의 가정은 그 자체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경청할 줄 아는 것이 대화의 장인이 되는 길입니다

침묵의 사람으로서, 성 요셉은 경청이야말로 “모든 소통의 첫째가는 조건”임을 상기시킨다. 이 때문에 세상의 소음과 우리 자신의 잡담을 꺼뜨려야 한다. 한편으로 침묵은 “문화적 뿌리를 잃지 않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 “왜곡과 차별”을 극복하면서, 인간의 모습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사실 대화는 상호관계를 발전시킨다. 교황은 이렇게 강조했다. “교회는 대화의 장인이 되면서, 대화에 의해 정화되고 신앙에 대한 이해 안에서 도움을 받습니다.”

원인을 사랑하면서 증인이 될 것

교황은 “말, 다시 말해 진정한 말은 무게가 있다”고 단언하면서 “삶 속에서 말을 구현하는 사람만이 그 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증거의 삶은 여러분의 신뢰할 만한 태도에 따릅니다. 열정적이고 기쁜 증언이 (필요합니다).” 이어 교황은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의 언급을 다시 한 번 인용하면서 연설을 마쳤다. “원인에 대한 사랑(amore alla causa)이 필요합니다. 만일 이 원인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금이라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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