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고해사제는 자비의 주인이 아니라 자비의 목자”


”고해를 듣는 사람은, 특별히 젊은이들의 양심에 어떠한 영향력도 미치지 않으면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게 해주는 ‘자비의 증거자’가 되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해 성사와 성소 식별의 관계’에 대한 ‘내적 법정 세미나’ 참가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고해사제는) 스승이고 교육자이며 목자다. 이들은 물론 항상 “자비의 증거자”이다. 하지만 결코 “양심의 주인”은 아니다. 고해사제의 삶은 이 길을 따라 가야 한다. 교황이 화해의 성사(고해성사)를 집전하는 이들의 의무에 대해 설명할 때, 클레멘스 홀은 젊은 사제들로 가득했다.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주지 말라

젊은 사제들과 교황과의 만남은 내사원이 준비한 나흘간의 제29차 내적 법정 세미나를 더욱 확고하게 했다. 교황은 “고해 성사와 성소의 식별 간 관계”를 다룬 이번 교육의 주제를 심화시키면서, “고해소 안에는 그 누구도 무엇을 소유할 수 없으며, 높으신 힘의 ‘도구’가 될 뿐”이라는 측면을 명확히 했다.

“고해사제는 자비나 은총의 원천이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고해사제는 없어서는 안 될 도구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도구에 불과합니다! 사제가 이를 독점하려고 할 때, 마음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러한 인식은 ‘양심의 주인’이 되려는 위험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도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인격이 육성되고 있는 시기에 있는 젊은이들, 그래서 쉽게 이리저리 영향을 받는 젊은이들과의 관계에서 더욱 그러해야 합니다. (…) 대답하기 전에 질문을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통로

교황은 "사제 (자신이) 사라질수록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신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답하기 전에 질문을 들을 줄 알아야 하는" 자격 요건을 훈련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겸손의 태도로, 고해 사제를 도와주는 요소다.

“고해사제는 경청하는 사람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회개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인간적 경청이며, 성령의 목소리를 듣는 거룩한 경청입니다. 성사적인 대화를 통해 진정으로 형제에게 귀를 기울이면서, 우리는 가난하고 겸손하신 예수님께 귀를 기울입니다. 성령께 귀를 기울이면서 우리는 주의 깊게 순명하고, 말씀의 경청자가 됨으로써 참회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훌륭하게 봉사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우리는 예수님과 관계를 맺습니다.”

성소의 "형식"

어떤 젊은이가 원한다면, 고해사제는 영성 지도 사제가 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성소 식별의 차원으로 들어간다. 교황은 이것이 "젊은이의 삶 안에 이미 마련하신 하느님의 표징을 읽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고해성사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만남을 위한 특권적 기회가 됩니다. 이는 참회하는 이와 고해를 듣는 이 모두로 하여금 하느님의 뜻에 귀를 기울이고, 부르심 (성소)의 형식과 상관 없이, 무엇이 그분의 계획인지를 발견하는 기회가 됩니다. 사실, 부르심(성소)은 하나의 형식과 동일하지 않으며, 동일할 수도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형식주의로 끝날 것입니다! 성소는 예수님과의 살아 있으며 피할 수 없는 관계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

교황은 전통적으로 고해사제를 정의하는 표현들, 곧, “의사이면서 심판관”, “목자이면서 아버지”, “교사이면서 교육자” 등을 상기시켰다. 이어 교황은 젊은 사제들, 부제들, 신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마무리했다. “여러분은 무엇보다 먼저 예수님처럼 ‘형제들의 죄에 대해 함께 아파하는(com-patire), 자비의 증거자(testimoni della misericordia)’가 되십시오. 오직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실 수 있는 새롭고 큰 지평을 활짝 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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