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칠레 이키케 미사 “문을 닫아버린다면 기쁨이 없습니다”


교황, 이키케에서 미사, “문을 닫아버린다면 기쁨이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막의 모래 언덕과 푸른 바다 사이의 해안가, “꿈의 땅”인 칠레의 이키케를 찾았다. 기쁨에 넘친 신자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민요를 부르며 미사가 거행될 20헥타르(2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로비토 캠퍼스(Campus Lobito)에서 교황을 맞았다. 이키케는 해변을 통해 수많은 민족과 문화의 교차로가 됐다. 이키케는 또한 고고학 유적지이자 아카타마 사막이 위치한 곳이다. 협상과 관광지로 유명한 이키케는 특별히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국가들로부터 밀려오는 이민자들의 도시라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게 풍성하게 환대할 것

교황은 강론에서 이민자들이 더 나은 삶에 희망을 두고 떠났던 점을 떠올릴 때, 그들이 “성가정의 이콘”이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그들의 삶은 항상 두려움과 불안을 짊어져야 했고, 특별히 생존을 위해 최소한의 보장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땅을 떠나는 사람들이었다. 교황은 “세상에서 가장 메마른 사막을 끼고 있는 이 땅이 축제를 벌이게 됐다”면서 “계속해서 축제의 분위기를 띤 환영의 땅”이 될 것을 요청했다.

“(이민자들을 받는) 문을 닫아버릴 때 그리스도인의 기쁨은 사라집니다. 우리 사이에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거나 혹은 (그들의 수가) 너무 많다고 다른 사람들이 느끼게 될 때 그리스도인의 기쁨이 없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잔치 분위기로 그들을 환영해야 합니다.”

대중 신심의 성지

이날 미사는 칠레의 어머니요 여왕이신, 가르멜 산의 복되신 마리아를 기념하며 거행됐다. 아울러 칠레의 ‘라 티라나’(la Tirana) 축제라는 유명한 축제의 기원이 되고 대중 신심의 원천인 라 티라나의 동정녀 성모상이 제대 위에 놓였다. 교황은 칠레 북부에서 민속 춤과 민요로 유명한 종교적·대중적인 축제와 연관된 칼라마의 아이키나 성모(Virgen Ayquina a Calama)와 아리카의 라스 페냐스 성모(Virgen de las Peñas ad Arica)도 상기시켰다. “여러분의 수호 성인 축제들, 여러분의 종교적인 춤이 이 지역을 대중 신심의 성지로 만들었습니다.”

집, 땅,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여러분의 목소리를 높이십시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사의 중심에는 바로 카나의 혼인잔치에 관한 복음 말씀이 있습니다. 마리아는 ‘우리의 모든 가정에 얽힌 문제들에 관여하고’, 예수님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마리아는 ‘침묵을 지키지 않고’ 우리에게 상기시키듯이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고 말씀하십니다. 마리아처럼 ‘우리의 광장에서, 우리의 마을에서’ ‘힘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황은 이어 이렇게 역설했다. “‘포도주가 없구나’라고 말하기 위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가난한 자의 외침’은 수많은 형제들이 ‘축제의 기쁨을 잃는 위험에 처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착취’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우리를 가르쳐 줍니다.”

“삶과 가정을 파괴하는 노동 착취를 경계합시다. 언어를 모르거나 (정상적인) 서류를 구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이민자들의 불법체류를 악용하는 자들을 주의합시다. (오히려) 수많은 가족의 집과 땅과 일자리가 없이 결핍된 삶에 관심을 가집시다. 그리고 마리아처럼 믿음을 가지고 말합시다. ‘포도주가 없구나.’”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혼자서 기적을 행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기적을 행하신다”며 “그러므로 ‘손을 내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끝으로 이 땅에 계속해서 도착하는 이민자들, 그들이 가지고 오는 지혜와 역사의 “항아리”를 닫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 땅에) 오는 사람이 지혜를 만나도록, 우리의 독창적인 문화에 속하는 모든 것을 우리의 전통과 함께 나눠야 합니다. 이것이 잔치입니다. 이것이 포도주로 변한 물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완수하신 기적입니다.”

칠레와 다른 나라의 순례자들,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온 참석자들에게 인사

미사가 끝날 무렵, 교황은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했다. 아울러 위정자들을 비롯해 천여 명의 자원봉사자에 이르기까지 이번 순방이 가능하도록 도와준 많은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서 교황은 칠레를 이렇게 기억했다. 다양한 형태의 민족으로 이뤄진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 위대한 나라의 형제요 친구 민족인 페루에서 저의 순례를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교황은 형제 민족인 “볼리비아, 페루”에서 온 수많은 순례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또한 교황의 모국 아르헨티나 참석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온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 샘내지 마십시오! 아르헨티나는 저의 조국이기 때문입니다! 산티아고와 테무코와 이곳 이키케까지 저를 동행해준 제 형제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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