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녀 카브리니가 설립한 수녀회 수녀들과 만남


마더 프란치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Frances Xaveria Cabrini)는 19세기 후반 미국에 거주한 수천 명의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탈리아 출신 성녀다. 성녀는 정확히 100년 전 시카고에서 선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9일 토요일 오전 바티칸에서 마더 카브리니가 설립한 예수 성심의 선교 수녀회 소속 수녀들을 만났다. 이 수녀회는 오늘날 전 세계 6개 대륙과 15개국에 퍼져있다.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연설하면서, 수녀들의 창설자에 대한 거룩한 생애를 상기시키는 한편,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들을 위해 지치지 않고 애써온 마더 카브리니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교황은 이민자들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오늘날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현재적 사안”이라고 지적하며, 마더 카브리니를 오늘날의 모범으로 내세웠다. 교황은 이민자들이 “훌륭한 법률과 개발·조직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은 항상 사랑, 우정, 인간의 친밀감을 필요로 한다”며 “그들의 말을 듣고, 그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은 그들이 “무상으로 주어진 사랑 안에서 만나는” 하느님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우리가 마더 카브리니와 같이 행동해야 한다면서, “우리 시대의 표징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하며,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그 표징을 읽고, 모든 사람의 마음에 도달하는 해답을 제공하기 위해 그 표징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교황의 연설 전문:

성녀 프란치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며 카브리니 수녀원 대표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 거룩한 여인은 지난 1917년 12월 17일 아메리카 대륙으로 가려는 이민자를 돕기 위해 바다를 24번이나 건넜으며, 안데스와 아르헨티나에도 갔지만, 갑자기 시카고에서 선종함으로써 마지막 여정을 떠났습니다.

선교사 마더 프란치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

카브리니 성녀는 진정한 선교사였습니다. 그녀는 동방 복음화의 개척자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을 모범으로 삼으며 자랐습니다. 하비에르 성인은 중국을 마음에 품고 있었으며, 먼 땅에서 (중국으로) 복음을 선포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이민자들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민자들은 실직자였으며, 굶주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상실한 채, 더 나은 삶의 꿈을 위해 짐을 꾸려 미국으로 떠나는 여정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또 카브리니 성녀가 직접 언급했듯이, 레오 13세 교황님께서 농담조로 말씀하신 전망이 성녀의 길을 바꿨습니다. “카브리니, 동쪽이 아니라 서쪽으로 가세요!” 예수 성심의 선교 수녀원을 막 설립한 젊은 마더 카브리니는 하느님께서 그녀를 어디로 파견하시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그곳은 성녀가 가길 원했던 곳이 아니라 성녀을 위해 그분께서 길을 마련해 주신 곳, 봉사와 거룩함의 길이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소명의 사례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완전히 따르기 위해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민자들의 어제와 오늘

수년이 지난 지금, 성녀 프란치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가 전 생애에 걸쳐 헌신한 이민자의 현실은 심각해졌으며, 그 어느 때보다 현재적 사안이 됐습니다. 수많은 형태의 빈곤과 폭력을 겪은 사람들과 어린이들의 새로운 얼굴이 우리의 눈앞에 나타나 마더 카브리니와 같은 손과 환영의 마음을 찾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특별히 여러분은 거룩한 창설자의 사명에 충실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성녀의 카리스마는 특별한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이민자들은 훌륭한 법률과 개발·조직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은 항상 사랑, 우정, 인간의 친밀감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듣고, 눈을 바라보고, 그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그들은 또한 하느님을 필요로 합니다. 그 하느님은 여러분의 누이이자 어머니인 한 여인의 축성된 마음이 무상으로 베풀어진 사랑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힘을 주시는 그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도시와 우리나라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세심하고 자비로운 시선을 항상 새롭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마더 카브리니는 자신에게 맡겨진 고아 어린이들, 범죄의 유혹을 받는 실직한 젊은이들, 비천한 일을 하며 착취당하는 사람들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그녀의 거룩함을 위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마더 카브리니는 각각의 형제 자매를 통해 그리스도의 얼굴을 알아보고, 주님께서 그녀에게 맡기신 선한 재능을 잘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도적 행동에 대한 강한 감각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몇 년 사이에 그렇게 놀라운 성취를 이룰 힘이 있었다면, 그건 오로지 그녀가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뤘기 때문이고, 성 바오로의 모범을 따르며 “힘을 주시는 그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모토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은총의 순간을 파악하기

마더 카브리니는 예수 성심의 영성을 살았습니다. 단계별로 마더 카브리니의 영성은 전적인 위로, 그리고 예수 성심을 알리며 사랑받을 수 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그녀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는 한편, 일관된 방식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오늘 이 중요한 기념일은 살아있는 은총의 순간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신앙에 대한 필요성을 우리에게 강력하게 상기시켜줍니다. 이는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마더 카브리니는 자신과 같이 행동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말합니다. 곧, 우리 시대의 표징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그 표징을 읽고,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도달하는 해답을 제공하기 위한 방식으로 그 표징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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