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테러 희생자를 기억하며 ‘평화를 위한 미사’ 거행


바르셀로나에서 테러 희생자를 기억하며 평화를 위한 미사 거행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8월 20일 오전 가우디의 대표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평화를 위한 미사”를 거행하고,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했다. 이 성당은 지난 8월 17일 람블라스 거리에서 발생한 테러의 첫 번째 표적으로 지정돼 무차별 공격의 대상이 될 뻔 했다. 이번 테러로 15명이 사망했으며 130여 명이 부상을 당했고, 이 가운데 5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바르셀로나대교구장 후안 호세 오멜라 추기경의 주례로 봉헌된 미사에는 스페인 필리페 6세 국왕,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카탈루냐 주지사 카를레스 푸지데몬, 바르셀로나 시장 아다 콜라우 등이 참례했다.

오멜라 추기경은 강론에서 “평화는 우리 인생의 최고의 친구”라며 “평화의 일꾼이 될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청하자”고 말했다. 오멜라 추기경은 또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보낸 메시지를 낭독하고, “수많은 부상자들과 가족들을 비롯해 카탈루냐와 스페인의 모든 사람들의” 고통에 연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음을 전했다.

오멜라 추기경은 미사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8월 20일 “온 백성과 함께” 거행될 미사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함께하고 동참하기를 원한다는 교황의 뜻을 전했다. “수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연대에 대해 특히 감사합니다. (...)”

현재 도주 중인 테러리스트들을 찾기 위해 전 지역이 수배에 나섰다. 특히 테러 조직의 일원들이 은둔지로 삼으며 바르셀로나 공격을 준비했던 카탈루냐 지역의 몇 군데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8월 20일 오전에는 리폴과 마네우에 경찰 병력이 대거 집결했다. 사실 이 지역에서 테러 단체가 빌린 화물차들 중 하나가 발견됐고, 람블라스에서 테러공격을 감행한 차량의 운전자로 의심되는 22세의 청년 유네스 아부야쿱의 은신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도주한 모로코 청년을 추적하기 위해 10개의 검문소를 설치했다. 이외에도 보안당국은 프랑스와 공조하여 국경지역에 경계강화를 실시했다.

다른 2명의 테러 용의자도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18일 오전에 캄블리스에서 사살된 5명의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인 사이드 알라의 형제 유세프 알라와 다른 청년들을 세뇌시키며 극단주의적 행동대원으로 교육시킨 리폴 지역의 이맘(이슬람 성직자)를 수배 중이다. ‘압델바키 에스 사티’라 불리는 그는 이번 테러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당국은 압델바키 에스 사티의 아파트를 수색했지만, 그는 아내와 자식들이 있는 모로코로 휴가를 간다고 동거인에게 말한 다음 지난 수요일부터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 가지 가설들 가운데 담당 조사관은 그가 지난 8월 16일 수요일 밤 알카나에서 폭탄조끼 폭발로 숨진 2명의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학수사팀은 알카나에서 발견된 유해와 DNA를 대조하기 위해 신체 샘플을 수집했다. 고성능 폭약(TATP) 폭발과 106개의 가스폭탄을 추적한 결과 테러리스트들이 3대의 차량 폭탄 충돌로 더 큰 살상을 계획했으며, 당초 바르셀로나의 상징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공격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 테러리스트들은 거의 완전히 소탕됐다. 5명의 테러리스트들은 캄블리스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되었고, 2명은 알카나의 폭탄조끼 폭발로 사망했으며, 4명은 체포됐다. 다행히 높은 폭발력으로 유명한 고성능 폭약(TATP)의 조제가 잘못되어 도중에 폭발하는 바람에 더 큰 테러로 번지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테러 단체는 바르셀로나를 초토화시키려 했던 아주 광범위한 테러 공격을 단념할 수 밖에 없었고, 비록 희생자 수는 더 적지만 마찬가지로 무시무시한 차량테러 해결책으로 방향전환했던 것이다.

테러리스트의 소탕에 대해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는 각기 다른 입장을 취했다. 스페인의 후안 마누엘 소이도 내무부 장관은 테러 단체의 “제거”를 발표했지만, 카탈루냐 분리주의의 강력한 지지자로 여겨지는 카탈루냐 내무부의 호아킴 포른 내무장관은 즉각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다. 스페인 희생자와 카탈루냐 희생자를 구별했던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내무부 장관 호아킴 포른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한 텔레비전 방송 인터뷰에서 포른 장관은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에서 발생한 테러공격에서 살해당한 사람들의 소속 국가 리스트를 읽는 과정에서 “2명의 카탈루냐 희생자와 2명의 스페인 희생자”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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