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기도는 우리의 고통의 진정한 치료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5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고통받고 위안을 갈구하는 이들을 위한 ‘눈물을 닦아 주는 기도’ 예식을 주례하였다. 교황은 아들의 죽음으로 고통받은 가족, 파키스탄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온 가족, 어머니의 눈물 덕에 다시 돌아온 형제의 이야기를 들은 후 고통을 함께 느끼시는 예수님의 위안을 이야기하였다. 예수님께서도 눈물을 보이셨음을 언급하며 예수님의 눈물이 고통의 치유제가 되어, 절망의 순간에 흐르는 눈물의 기도가 하느님 아버지의 위로를 얻게 되며 희망이 된다고 전하였다.  

예식이 거행된 성전에는 시라쿠사의 ‘눈물의 성모님’ 성화가 모셔져 있었다.(관련기사 ‘자비의 희년, 교황 ‘눈물을 닦아주는 기도’예식 주례)  

예식에 참석한 이들은 각자의 기도를 써서 봉헌하고 보편지향 기도를 함께 바쳤으며, 시스티나 성당 성가대와 로마 오페라 극장의 노래와 오케스트라 연주가 예식을 더욱 장엄하게 해 주었다.  

이하 교황 말씀 전문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고통에 의미를 주시는 주님 말씀의 빛 안에서 감동적인 증언을 들었으니 먼저 성령께서 우리 가운데 오십사고 청합시다.  우리 마음을 밝혀주시어 위안을 줄 수 있는 적절한 말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우리 마음을 열어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함께 하시며 어려움의 순간에 우리를 절대 버려두지 않으심을 확신하게 해 주십시오.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그들을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이라 약속하셨습니다. 도움을 주시고 함께하며 위로를 주실 위로자(요한 14.26 참조)이신 당신의 영을 보내주시어 전 생애를 통해 그들 가까이 계셨습니다.

슬픔과 고통과 병마 그리고 박해와 슬픔 가운데 있는 시간에 모두는 위로의 말을 찾습니다. 누군가 우리 가까이에서 우리의 마음을 함께 느껴줄 이를 강하게 찾습니다. 우리는 긿을 잃고, 혼돈스러우며, 상상하지 못했을만큼 마음이 아픈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해 줄 누군가가 있을지 주변을 불안하게 둘러봅니다. 우리 마음은 질문으로 가득 차지만 답은 없습니다. 우리의 가장 깊은 감정은 논리적인 이유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슬픔이 우리가 찾는 답을 줍니다. 이러한 시기에, 그 어느때보다도 우리의 고독을 감싸안을 신비를 이해하도록 만들어주는 마음의 논리가 필요한 때입니다. 

얼마나 많은 슬픔을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서 보는지요! 우리 세상에서 매 순간 얼마나 많은 눈물이 흐르는지요. 각자 다르지만 모두 함께 자비를 호소하는 황량한 바다를 만들어 갑니다.  가장 쓰라린 눈물은 인간적인 악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폭력적으로 헤어져야만 했던 이들의 눈물, 조부모와 아버지 어머니와 어린이들의 눈물, 석양을 바라보지만 새로운 날의 시작은 보기 힘든 이들의 눈빛.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위안과 자비가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가난이며 동시에 우리의 위대함 입니다.  자애하심으로 우리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실 하느님의 위안을 간청합니다.(이사25.8, 묵시7.17, 21.4 참조)    

우리가 고통속에 있을 때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의 의미를 아십니다. 복음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 중 하나는 예수님께서 라자로의 죽음에 슬퍼하는 마리아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것 입니다. 그분도 눈물을 감추지 못하셨습니다. 그분은 깊이 슬퍼하시고 눈물을 보이기 시작하셨습니다.(요한 11.33-35 참조) 요한 복음사가는 이 장면을 서술하면서 예수님께서 얼마나 당신 친구들의 슬픔과 비애를 나누고 계셨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예수님의 눈물은 여러 세기동안 많은 신학자들을 동요케 하였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고통의 치유약이 되어주었으며 영혼을 씻겨주었습니다. 예수님 자신도 사람의 아들로서 고통과 죽음의 공포, 유다와 베드로의 배신으로 인한 실망과 낙담, 친구인 라자로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경험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사랑하시는 이들을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성 아우구스티누스) 만일 하느님께서 우실 수 있다면 저도 울 수 있으며, 그분께서 저를 이해하실 수 있으십니다. 예수님의 눈물은 내 형제 자매의 고통앞에 무관심한 나에게 해독제가 되어주실 것 입니다.  그분의 눈물은 제게 타인의 고통에 동참하며, 절망스러운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의 아픔과 실망감을 함께 나누도록 가르쳐 주십니다. 제가 사랑하는 이들을 빼앗겨 버린 이들과 위안을 더이상 찾을 수 없는 이들의 슬픔과 절망감을 깨닫도록 해 줍니다. 예수님의 눈물은 그분을 믿는 이들의 응답 없이는 흐를 수 없습니다. 그분께서 위로해 주시고 우리는 위로 받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혼돈과 실망과 눈물의 순간에 그리스도의 눈물은 아버지 하느님을 향한 기도가 됩니다. 기도는 우리의 고통의 진정한 치료제입니다. 기도에서 또한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분의 자애로운 눈길이 우리를 평안케 합니다. 그분 말씀의 힘은 우리를 지지하고 희망을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라자로의 무덤 옆에 서시어 기도하시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제 말씀을 들어 주셨으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언제나 제 말씀을 들어 주신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요한 11.41-42)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우리에게 도움을 주러 오신다는 것을 확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 마음에 쏟아져 내려 우리가 사랑할 때 어느 것도 어느 누구도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멀어지도록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우리에게 큰 위안을 줍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 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5,37-39) 사랑의 힘은 고통을 그리스도의 승리의 확실성으로 바꾸어 주며, 우리도 그분과의 일치를 통해 승리하게 됩니다. 희망을 통하여, 우리는 언젠가 다시 함께 할 수 있으며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모습을 뵙게 되고 영원한 생명과 사랑을 완성하게 될 것을 입니다.

모든 십자가의 발치마다, 항상 예수님의 어머니께서 계십니다. 그분의 망토자락으로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십니다. 어머니께서 내어 뻗으신 손으로 우리가 일어서도록 도와주시며 희망의 길을 동반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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