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가정은 이해와 용서를 경험하는 순례의 장소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27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맞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드린 미사에서 가정의 소중함을 재확인하고 함께 기도하며 용서를 체험하는 가정이 되기를 희망하였다. 가정의 삶을 순례와 비교하며 온전한 기쁨이 있는 하느님의 집이 되기를 기원하고 순례의 끝은 순례를 다녀온 뒤 그 체험을 일상에서 살아가는 것이라며 각 가정이 이해와 용서를 실천하는 곳이 되기를 청하였다.

성가정 축일 미사 교황 강론 전문

우리가 방금 들은 성서 말씀은 하느님의 집으로 순례를 떠나는 두 가정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엘카나와 한나는 아들인 사무엘을 데리고 실로에 올라가 아이를 주님께 바쳤습니다.(사무엘 상권 1.20-22, 24-28 참조) 같은 방법으로 요셉과 마리아는 예수를 데리고 과월절을 지내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떠났습니다.(루카 2.41-52 참조)

우리는 대중적인 신심이 깊은 장소나 성지에 순례를 떠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세계의 대성당과 많은 성지의 성문으로 길을 떠납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것은, 오늘 하느님의 말씀에서 나타나는 모든 가족이 순례를 떠났다는 것 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녀들이 함께 주님의 집으로 가서 거룩한 날을 기도로서 지냅니다. 우리 가정들에게도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사실, 가정생활 자체가 크고 작은 순례의 연속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리아와 요셉이 예수님께 기도하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이 우리를 얼마나 위로하는지요. 이것도 순례의 한가지라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기도를 교육하는 순례 말입니다. 알다시피 그들은 하루종일 함께 기도하고 주일에는 회당에 가서 모세 오경과 예언서들을 들으며  회중들과 함께 주님을 찬양합니다. 당연히 그들의 예루살렘 순례기간 중 시편을 노래하며 기도합니다. ‘주님의 집으로 가세! 사람들이 나에게 이를 제 나는 기뻤네. 예루살렘아. 네 성문에 이미 우리 발이 서 있구나.’(시편 122.1-2)

하나의 목표를 향해 우리 가정이 함께 여정을 떠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우리는 가는 길에 어려움을 만나지만 기쁨과 위로의 순간이 있는, 함께 여행할 길이 있음을 압니다. 인생의 순례에서 우리는 기도의 순간들을 나눕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세례받던 날 하는 것처럼, 하루의 시작과 끝에, 이마에 십자성호를 그어주며 자녀들을 축복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게 어디 있겠습니까. 이것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단순한 기도 아닐까요? 엘카나와 안나가, 요셉과 마리아가 한 것처럼, 그들을 축복하는 것은 주님께 자신들을 의탁하는 것이며, 그럼으로서 그분께서 그들을 하루종일 보호하시고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가족이 식사하기 전 주님께 먹을 것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더 큰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받은 것을 나누는 것을 배우도록, 다함께 기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모두 작은 행동이지만 가정이 맡고있는 위대한 양성의 중요한 순간입니다.  

순례의 끝에 예수님은 나자렛으로 돌아와 부모님들께 순종하십니다.(루카 2.51 참조). 이 모습 또한 우리 가정에 아름다운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순례의 끝은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집으로 돌아와 일상의 삶을 다시 시작할 때 우리 경험을 영성적인 열매가 맺어지도록 실천하는데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그리 하셨음을 압니다.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대신 예루살렘의 신전 안에 머물러, 예수님을 찾을 수 없던 마리아와 요셉에게 큰 어려움을 줍니다. 이 작은 ‘탈출’때문에 예수님은 부모님들께 용서를 청했어야 했을 겁니다. 복음서는 이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지만 저는 우리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마리아의 질문은 약간의 힐난도 포함되어, 마리아와 요셉이 느꼈던 걱정과 염려를 드러냅니다.  집으로 돌아와 예수님은 그분들과 가까이 지내며 자신의 애정과 순명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순간들이 각 가정의 순례의 순간들이 됩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순간들을 성장하는 기회로 바꾸어 주십니다. 용서를 청하고 받으며 사랑과 순명을 보여줍니다.   

자비의 해에, 모든 그리스도인 가정은 용서의 기쁨을 경험하는 특권의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용서는 잘못을 이해하고 고칠 수 있는 사랑의 핵심입니다. 가정안에서 우리는 용서를 어떻게 하는지 배웁니다. 왜냐하면 어떤 잘못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이해받고 지지받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신뢰를 잃지 맙시다. 우리가 서로에게 언제나 마음을 열고 아무것도 감추지 않을 때 아름답습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이해와 용서가 함께 합니다. 친애하는 가족 모든 분들에게, 저는 세상과 교회가 그 어느때보다도 가장 절실한, 가장 중요한 소명을 맡깁니다. 

 








All the contents on this site are copyrighted ©.